(1941년 그가 쓴 내용 그대로라 지금의 어문규정으로 보면 틀린 부분이 매우 많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오랜만의 포스팅이라 가장 존경하는 시인님의 시를 적어보고 싶었다.
사실 대한민국 사람 중 윤동주를 모르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다. 하다못해 윤동주 이름 석 자 모르더라도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로 시작하는 시가 있다는 건 학창시절 졸다가도 들어봤지 않을까 싶다.
참 복잡해 보이지 않는 시인데, 그 안에 숨어있는 의미들은 상상을 불허한다고 생각한다. 첫 소절부터 탯줄을 끊은 뒤로 하늘을 우러러보기도 전에 나 스스로에게도 부끄러운 일이 참 많았는데,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이 없고자 다짐하는 화자의 강단에 놀람을 금할 수 없다. 하다못해 잎새에 이는 바람에마저 괴로워하며,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하고자 다짐한다. 이 힘겨운 선행사항들을 해내며 본인의 길을 걸어가고자 하는 화자는 인류가 지은 죄를 대신해 십자가에 박혔다고 전해지는 예수의 마음가짐을 방불케 한다.
인류가 만들어낸 '선함에 가장 가까운 인물'의 마음가짐과 닮아있는 인물을 어찌 존경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런 다짐을 읽고 마지막 문장을 읽으면 조금 참담한 기분이 든다.
작품 내에서 '바람'의 역할은 '잎새'에게 고통을 주며 '나'에게도 고통을 주는 존재였다. '별'은 '죽어가는 것을 사랑하기'라는 현재에 이루지 못한 일을 이루고자 다짐하며 '별을 노래하는 마음'을 언급하였으니, 아마 화자가 많은 애착을 가진 존재로 보인다. 그런 '별'에 '바람'이 스치운다. 이 얼마나 슬픈 일일까.
스물 넷, 많지는 않은 나이에 이런 인간성을 갖춘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에 낯을 들기가 힘들다. 적어도 나 스스로에게는 한 점 부끄럼이 없는 그날이 하루라도 빨리 오도록 노력하며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