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살이 된 것도 아직 종종 까먹는데, 어느새 2월이다.
기분 전환도 할 겸, 쌓인 눈도 밟을 겸 뒷산에 산책을 나섰다.
예전부터 밤에 하는 산책을 즐겼다.
첫째로 조용함이 좋아서.
둘째로 다들 뭐하느라 그리들 바쁜지 도시가 잠이 들지를 않아 야경이 아름다워서.
가끔 뒤에 사람이 따라 걸으면 조금 긴장을 하게 된다는 점을 제외한다면, 밤에 하는 산책이 제일 좋다.
항상 노래를 들으며 걷는데, 눈이 쌓인 날은 이어폰을 빼고 걷는다.
뽀득 거리는 소리가 좋아서 눈이 많이 쌓인 쪽으로 걸어 다닌다.
타이밍이 참 훌륭하게도, 오늘은 어마어마하게 밝은 달이 뜬 날이라. 가로등이 하나도 없는 구간에서도 앞이 훤히 잘 보였다.
회사 안에 있어서 월식은 제대로 보질 못했지만, 19년 뒤에 다시 이런 기회가 있다니 그때를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허밍을 하며 걷다 보면 항상 노래방이 가고 싶어서, 20곡에서 40곡 정도 부르고 온다.
회원제로 변경된 후에 이벤트인지 만 원에 40곡이던 게 만 원에 75곡으로 바뀌어서 지출이 미세하게 줄었다.
40곡을 물 한 모금 없이 불러도 별문제가 안 생길 튼튼한 목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노래 실력이 목의 튼튼함을 따라가질 못한다.
예전보단 나아지고 있는듯 하나,
산책과 노래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얼음 띄운 물 한 잔 마시면, 굉장히 알찬 시간을 보낸 기분이 든다.
노래방에 다녀오는 건 생산적보단 소모적에 훨씬 가까운 것 같긴 하다만 그래도 느낌이라는 게 있으니..
놀이를 즐겼으니 다시 앉아서 티스토리를 켜고 스킨을 수정하러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