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잡초를 정리하던 와중에 반가운 생명체가 보였다. 어릴적에 굉장히 많이 키우던 사슴벌레/장수풍뎅이의 유충과 꼭 닮은 모습이었다.
처음엔 한두마린줄 알았는데 파면 팔수록 계속 나오더라.
아마 풍뎅이류의 애벌레가 다 이런 모양인가 싶기도 하지만 오랜만에 이 친구들을 보니 정말 반가웠다. 정말 열정적으로 키워서 성충이 알을 낳고, 그 알이 부화해서 성충까지 자라게 한 기억도 나고, 옷에 붙이고 다니다 떨어지질 않아서 한참을 씨름하던 기억도 나고, 수 많은 기억들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다음번에 고향 내려가면 좀 멀긴 하지만 어릴적 함께하던 친구들을 묻은 묫자리라도 찾아가봐야겠다. 정말 많은 생명체와 함께 지내왔고, 하나하나의 묫자리가 뚜렷하게 기억이 나지 않지만, 희미한 기억을 되짚으며 찾아가다보면 그 곳엔 무언가 있지 않을까.